『모두 거짓말을 한다』 – 데이터가 폭로하는 인간의 진짜 속마음
우리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거짓말을 할까? 인간은 끊임없이 진실을 왜곡하고 포장하며,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인터넷에 남기는 흔적은 다르다. 구글 검색어, SNS 활동, 온라인 쇼핑 기록 같은 데이터는 우리가 말로는 감추려 하지만 속으로는 궁금해하는 것들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데이터 과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가 방대한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우리가 숨기고 싶어 하는 진짜 욕망과 생각을 파헤친 책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기존의 사회 연구와 여론조사가 얼마나 부정확할 수 있는지를 지적하며, 사람들이 겉으로 말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 사이의 엄청난 차이를 증명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통계 분석을 넘어서, 인간 심리의 가장 은밀한 부분까지 조명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인종차별이 나쁘다고 말하면서도 인종 차별적 검색을 하고, 결혼 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하면서도 ‘배우자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는 검색을 한다. 이처럼 구글 검색은 현대인의 ‘디지털 거울’이 되어 우리의 숨겨진 본성을 반영하고 있다.
구글 트렌드가 예측한 트럼프 당선과 브렉시트
이 책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바로 2016년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 국민투표 예측이다. 기존 여론조사와 전문가들은 대부분 트럼프가 패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저자는 구글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트럼프의 당선을 예견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트럼프 지지층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었다. 기존의 공화당 지지층이 아닌, 기성 정치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트럼프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검색 패턴에서 발견했다. 특히 특정 지역에서 인종차별적 표현이나 경제 불안과 관련된 검색이 급증한 것이 트럼프 지지율 상승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브렉시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이 공식적인 인터뷰나 설문조사에서는 “유럽연합(EU) 탈퇴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도, 인터넷에서는 ‘EU 회원국 탈퇴의 장점’이나 ‘이민자 문제 해결 방법’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고 있었다. 결국 이러한 검색 패턴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정확하게 반영했다.
이러한 사례는 기존의 여론조사가 얼마나 부정확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대답을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솔직해진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사람들이 직접 말하지 않는 진짜 속마음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은밀한 심리를 폭로하는 데이터
책은 단순히 정치적 예측을 넘어 인간의 다양한 욕망과 감정을 파헤친다. 우리가 흔히 믿고 있던 상식이 실제 데이터와 얼마나 다른지, 때로는 충격적인 방식으로 밝혀진다.
1. 인종차별은 사라졌을까?
- 공공장소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는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 하지만 구글 검색 데이터에서는 ‘흑인 범죄’, ‘이민자 혐오’ 같은 키워드가 놀라울 정도로 자주 검색된다.
- 특히 특정 지역에서는 인종차별적 표현이 대선 결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2. 사람들은 SNS에서 행복한 척한다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는 ‘완벽한 삶’을 연출하는 사람들이 많다.
- 하지만 검색 기록을 보면 ‘우울증 증상’, ‘불안 극복 방법’ 같은 키워드가 급증한다.
- 즉, 우리가 SNS에서 보는 삶은 실제와 다를 가능성이 크다.
3. 부모들은 자녀 교육보다 외모를 더 걱정한다
- 부모들은 공식적으로는 ‘성적 향상’, ‘아이의 창의력 발달’ 같은 키워드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다.
- 하지만 실제로는 ‘키 크는 방법’, ‘예뻐지는 법’ 같은 검색이 훨씬 더 많다.
- 이는 우리가 교육에 대해 갖고 있는 사회적 이미지와 실제 부모들의 관심사가 다름을 보여준다.
4. 남성과 여성의 욕망 차이
- 많은 남성이 ‘여성의 성적 만족’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검색 데이터는 정반대의 사실을 보여준다.
- 여성들은 ‘남편이 나를 사랑하는지 아는 법’, ‘결혼 후 성욕 감퇴’ 같은 키워드를 자주 검색한다.
- 이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서 감정적인 차이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빅데이터가 바꾸는 세상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간단하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만,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표면적인 정보에 속기 쉽지만, 검색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람들의 진짜 욕망과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은 소비자의 실제 관심을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고, 정치인은 유권자의 진짜 고민을 파악해 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 또한, 연구자들은 기존의 설문조사 대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
-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제공
- 인간이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 정확한 여론조사와 데이터 활용법 이해
- 기존 설문조사의 한계를 지적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 정치, 경제, 사회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
- 트럼프 당선, 브렉시트, 인종차별, 경제 불안 등의 사회적 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 빅데이터와 AI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필독서
- 데이터 과학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회 변화와 인간 심리를 분석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치며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우리가 믿고 있는 것들이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책이다. 우리는 여론조사나 인터뷰에서 흔히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대답"을 하지만, 우리의 검색 기록은 솔직하다. 데이터는 우리 자신보다 더 우리를 잘 알고 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데이터를 믿어야 할까?
당신이 인터넷에서 검색한 기록을 돌아본다면, 이 책이 왜 중요한지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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