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를 다시 정의하다
‘제노사이드(Genocide)’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는 흔히 대량학살을 떠올린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 르완다의 투치족 학살,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등, 역사 속 수많은 비극이 이 개념과 연결된다. 그러나 『다시, 제노사이드란 무엇인가』에서 강성현 교수는 제노사이드의 의미를 단순한 물리적 학살 그 이상으로 확장하여 분석한다.
저자는 제노사이드를 단순한 ‘대량 살상’이 아니라, 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폭력적 파괴 과정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며, 어떤 사회적·정치적 요인이 제노사이드를 촉발하는지를 탐구한다.
제노사이드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기존의 제노사이드 연구들은 주로 국가 주도의 학살이나 특정한 이념·정치적 목적에 의해 발생하는 대량 폭력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저자는 제노사이드가 단순히 특정 지도자의 결정이나 극단적인 이념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갈등과 배제가 점진적으로 폭력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 제노사이드는 한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제노사이드는 특정한 사건에서 갑자기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친 차별과 갈등이 누적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소수자 혐오, 경제적 불평등, 정치적 선동, 사회적 배제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점진적으로 폭력의 형태를 띠게 된다.
✔️ 현대 사회에서도 제노사이드는 지속된다
우리는 제노사이드를 과거의 일로 생각하지만, 현대에도 그 본질은 다른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다. 국가 폭력, 난민 문제, 인종차별, 특정 집단에 대한 조직적인 배제와 탄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들이 어떻게 제노사이드의 구조와 연결되는지를 분석하며, 기존의 협약과 대응 방식이 가지는 한계를 지적한다.
국제 협약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방지 방안을 고민하다
현재 국제사회에서 제노사이드를 방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법적 장치는 1948년 유엔이 채택한 "제노사이드 협약(Convention on the Prevention and Punishment of the Crime of Genocide)"이다. 하지만 이 협약은 물리적 학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현대적인 제노사이드의 다양한 형태를 포괄하는 데 한계를 가진다.
✔️ 제노사이드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
저자는 단순한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문화적 폭력 또한 제노사이드의 범주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특정 집단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거나, 언어·문화·정체성을 말살하는 행위 역시 집단적 파괴의 한 형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 단순한 처벌이 아닌 예방이 중요하다
기존의 제노사이드 연구와 정책들은 ‘사건이 발생한 후’의 처벌과 대응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저자는 제노사이드가 발생하기 전에, 즉 폭력이 점진적으로 증대되는 단계에서 이를 차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시, 제노사이드란 무엇인가』를 읽어야 하는 이유
✔️ 제노사이드 개념을 단순한 학살이 아닌, 현대 사회의 폭력적 구조 속에서 재해석한다.
✔️ 과거의 제노사이드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지속되는 집단적 폭력의 형태를 분석한다.
✔️ 제노사이드 예방을 위한 새로운 개념과 정책적 방향을 제시한다.
✔️ 국제 협약과 기존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며, 보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고민한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비극을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에도 제노사이드가 어떤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중요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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