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공허한가: 문제는 나인가, 세상인가? 현실의 벽 앞에서 우리가 묻지 않는 것들』 – 현대인의 불안과 공허함을 파헤치다
살면서 문득 ‘왜 이렇게 공허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성취를 이뤄도, 하루하루를 꽉 채운 것 같은데도 어딘가 허전한 느낌. 이 감정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세상이 문제인지, 내가 문제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멍칭옌의 『우리는 왜 공허한가』는 바로 이 질문을 깊이 파고든다.
책의 핵심 내용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공허함’을 개인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까지 함께 다룬다. 저자는 우리가 느끼는 허무함과 불안이 단순히 개인적인 성향이나 심리적 결핍 때문이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와 경쟁 사회, SNS 문화 등 외부 환경에 의해 더욱 심화된다고 말한다.
책은 크게 네 가지 키워드로 공허함의 원인을 분석한다.
- 끊임없는 비교와 자기 착취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SNS를 켜면 남들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가 한눈에 보이고, 나도 모르게 그들과 나를 비교하게 된다. 그 비교 속에서 우리는 늘 부족함을 느끼고, 더 나아가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저자는 이 과정이 ‘자기 착취(self-exploitation)’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결국 지쳐버린다. - 소비와 성공이 행복의 조건이 된 사회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소비’와 ‘성공’이 행복의 필수 요소라고 교육받는다.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직업이 있어야만 만족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가치관이 우리를 더 공허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물질적 성취가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계속해서 더 높은 목표를 추구하며 끝없는 경쟁 속으로 뛰어든다. - 인간관계의 피로감과 단절
‘소통의 시대’라고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점점 더 외로움을 느낀다. 온라인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지만, 진짜 깊은 관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관계 속에서도 가면을 쓰고 살아가며, 타인의 기대에 맞추려다 보니 점점 자신을 잃어간다고 말한다. 결국 이런 얕은 관계들이 쌓일수록 우리의 내면은 더욱 공허해진다. -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현대인들
인간은 원래 의미를 찾는 존재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는 삶의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 종교적 믿음이 약해지고, 전통적인 공동체가 해체되면서 우리는 스스로 삶의 의미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어떤 것이 진정한 가치인지조차 혼란스러워한다.
우리는 왜 공허한가? 그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공허함은 결코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부족해서, 더 노력하지 않아서 이런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공허함은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필연적인 감정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몇 가지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 비교를 멈추고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기
남들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속도를 찾아야 한다. SNS를 덜 보고, 타인의 성공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 소비가 아닌 경험에 집중하기
물질적 소유보다 경험이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든다. 소비로 공허함을 채우려 하지 말고, 삶을 의미 있게 채우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 진짜 관계 맺기
많은 사람과 어울리기보다, 나를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몇 명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가기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내가 왜 이 길을 가는지,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고 난 후 – 공허함은 없앨 수 있는 감정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공허함이라는 감정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감정을 건강하게 마주하고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늘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사실 완전한 충만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그 공허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의미를 만들어 가느냐의 문제다.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공허함을 부정하지 마라. 그것은 삶이 더 깊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이 문장이 참 마음에 남았다. 공허함은 우리가 잘못 살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의 과정일지도 모른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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