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자본 없는 자본주의 리부트

『자본 없는 자본주의 리부트』 저자 조너선 해스컬,스티언 웨스틀레이크 / 번역 조미현

 

『자본 없는 자본주의 리부트』 – 무형 자본이 주도하는 새로운 경제 질서

21세기의 경제는 더 이상 공장과 기계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오늘날 세계 경제의 핵심 동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 즉 무형 자본(intangible capital)이다. 『자본 없는 자본주의 리부트』는 무형 자본이 현대 경제에서 어떻게 기존의 자본 개념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가 직면하는 기회와 도전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책이다. 저자인 조너선 해스컬과 스티언 웨스틀레이크는 데이터, 소프트웨어, 브랜드, 특허, 연구개발(R&D)과 같은 무형 자산이 어떻게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가 되었는지를 설명하며, 기존 자본주의 시스템이 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무형 자본이란 무엇인가?

기존 경제학에서 자본은 주로 공장, 기계, 토지와 같은 물리적 자산을 의미했다. 그러나 오늘날 가장 가치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무형 자산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애플, 구글,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은 공장보다 데이터, 알고리즘, 네트워크 효과, 브랜드 가치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산업 구조의 변화가 아니라, 경제 시스템 전체를 뒤흔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저자는 무형 자본의 네 가지 주요 특징을 강조한다:

1. 확장성 – 무형 자산은 한 번 개발되면 추가 비용 없이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
2. 파급 효과 – 무형 자산은 다른 분야와 결합되어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
3. 독점성 – 네트워크 효과와 지적 재산권이 무형 자산을 특정 기업이 독점하게 만든다.
4. 측정의 어려움 – 무형 자산은 전통적인 회계 방식으로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기존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점

경제가 무형 자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기존의 자본주의 시스템은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 투자 부족: 기업들이 전통적인 유형 자산에 대한 투자는 쉽게 하지만, 무형 자산에 대한 투자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무형 자산의 특성상 담보로 잡기 어렵고, 가치를 측정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 불평등 심화: 무형 자산은 특정 기업과 개인에게 집중되기 쉽다. 네트워크 효과와 독점성이 강해지면서 부의 불균형이 심화된다.
• 정책적 대응 부족: 정부의 경제 정책과 법제도는 여전히 유형 자산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무형 경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무형 자본 시대를 위한 대안

저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1. 새로운 회계 및 측정 기준 도입 – 기업과 정부가 무형 자산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새로운 회계 시스템이 필요하다.
2. 공공 투자 확대 – 연구개발, 교육, 디지털 인프라 등에 대한 공공 투자가 증가해야 한다.
3.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 – 대형 IT 기업들이 무형 자산을 독점하지 않도록 공정한 시장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
4. 무형 자본 친화적인 금융 시스템 구축 –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무형 자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 시장의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

마치며 – 무형 자본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자본 없는 자본주의 리부트』는 단순히 경제학 이론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무형 자본이 경제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경고하는 책이다. 저자들은 경제 시스템이 여전히 유형 자산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혁신을 주도하는 무형 자산 기업들이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오늘날 경제는 공장과 기계가 아니라 데이터와 아이디어로 움직인다. 우리가 이 변화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경제 성장의 기회는 소수의 기업과 국가에만 집중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무형 자본의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깊이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