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달러 전쟁

『달러 전쟁』 저자 살레하 모신 / 번역 서정아

 

『달러 전쟁』 – 글로벌 경제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싸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미국 달러는 국제 경제 질서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통화다. 살레하 모신의 『달러 전쟁』은 달러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지위를 탐구하며, 이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와 전략을 분석하는 책이다. 저자는 국제 금융을 둘러싼 정치적 게임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경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한다.

달러 패권의 형성과 현재

달러는 단순한 통화가 아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보유하는 기축통화이며, 원유 등 주요 자원의 거래 기준이 된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튼우즈 체제가 어떻게 미국 중심의 경제 질서를 구축했는지를 설명하며, 이후 금본위제 폐지와 함께 달러가 어떻게 글로벌 경제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되었는지를 분석한다.

하지만 오늘날 달러의 지위는 과거만큼 확고하지 않다.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는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독자적인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고 있으며, 유로, 위안화 등 다른 통화들이 새로운 도전자로 떠오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움직임을 '달러 전쟁'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하며, 세계 경제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경제적 무기로서의 달러

미국은 단순히 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달러를 경제적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 경제 제재를 통해 특정 국가를 압박하는 사례들을 조명하며,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되는지를 설명한다. 이란, 북한, 러시아 등에 대한 경제 제재는 단순한 외교적 조치가 아니라, 달러 중심의 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한 강력한 무기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한다. Fed가 금리를 인상하면 신흥국 경제가 흔들리고, 반대로 금리를 내리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미국의 경제적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 이러한 변동이 각국의 경제 정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의 흥미로운 부분이다.

디지털 화폐와 금융의 미래

저자는 또한 최근 부상하는 디지털 화폐와 암호화폐가 글로벌 금융 질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도 다룬다. 중국이 주도하는 디지털 위안화 프로젝트, 각국 중앙은행들의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개발 등이 달러 패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의 금융 시장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미국 주도의 금융 질서에 균열을 일으킬 것인지, 아니면 결국 또 다른 형태의 금융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인지에 대한 논쟁 또한 이 책이 제기하는 중요한 질문 중 하나다.

마치며 – 달러 전쟁의 향방은?

『달러 전쟁』은 단순히 경제 서적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세계 금융 질서의 변화와 이를 둘러싼 치열한 갈등을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글로벌 금융의 구조와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 그리고 이에 도전하는 국가들의 움직임을 명확하게 분석하며, 독자들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늘날 국제 경제는 더 이상 한 나라의 정책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 유럽, 그리고 신흥국들의 금융 전략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글로벌 경제는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달러 전쟁'이 단순한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세계 패권을 둘러싼 거대한 게임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