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소멸 시대 폭식 사회

<소멸 시대 폭식 사회> 저자 박현갑

 

《소멸 시대 폭식 사회》 리뷰: 대한민국 균형 발전의 길을 묻다

대한민국은 지금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문제 앞에 서 있다. 수도권은 마치 거대한 블랙홀처럼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을 빨아들이며 팽창하고 있고, 지방은 점점 힘을 잃고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한 책이 바로 박현갑의 《소멸 시대 폭식 사회》다.

이 책은 단순히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지적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누적되어 온 수도권 집중의 원인을 분석하고, 기존 균형 발전 정책이 왜 실패했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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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도권은 왜 ‘폭식 사회’가 되었는가?

저자는 한국 사회를 ‘폭식 사회’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수도권은 국가 전체의 자원을 끊임없이 빨아들이고 있으며, 지방은 그로 인해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수도권 집중 현상은 왜 발생했을까?

책에서는 역사적 맥락을 짚어본다. 박정희 정부 시절부터 한국은 경제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고, 그 과정에서 수도권 중심의 성장이 이루어졌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인구와 기업이 수도권으로 몰렸고, 이 흐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화되었다. 수도권은 단순한 행정 중심지가 아니라, 경제·교육·문화 모든 면에서 ‘올인원’ 공간이 되어버렸다.

이 과정에서 지방은 인구 감소, 경제 침체, 지역 공동체 해체라는 악순환을 겪게 되었다. 저자는 이를 ‘소멸의 시작’이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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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균형 발전 정책, 무엇이 문제였나?

정부는 수도권과 지방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균형 발전 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책은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했다. 왜일까?

① 단기적이고 비효율적인 정책들

• 수도권 규제 정책은 실효성이 부족했다. 규제를 강화하면 기업과 인구가 자연스럽게 지방으로 이동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편법과 우회적 방법들이 동원되면서 규제의 효과는 미미했다.
• 지방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도 시행됐지만, 기업들은 혜택이 끝나면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② 지방 소멸을 막을 근본적인 해결책 부족

• 단순히 산업 단지를 조성하거나 도로를 놓는 것이 균형 발전의 해답이 될 수 없다. 결국, 사람이 지방에서 살아가고 싶어야 하는데, 교육·의료·문화 등의 삶의 질 요소가 부족하다면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없다.
• 지방 대학이 줄어들고 교육 기회가 감소하면서 청년들은 더욱 수도권으로 몰리게 되었고, 이는 지방의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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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도권과 지방, 상생할 수 있는 길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전략적 대전환이 필요할까?

① 수도권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이 ‘서울 공화국’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도권과 지방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적 시스템으로 바라보고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 지방을 단순히 ‘지원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지방이 독립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 예를 들어,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도록 단순히 세금 감면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 자체의 산업 경쟁력을 높여 자연스럽게 기업이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② 지방 거점 도시를 육성해야 한다

• 모든 지방이 균등하게 성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거점 도시를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해 인구와 산업이 모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예를 들어, 부산·광주·대구 같은 대도시를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경제 중심지로 육성하고, 주변 중소도시들과 연계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③ 교육·의료·문화 인프라 개선이 필수

• 수도권 집중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교육과 의료다. 지방에서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있다.
• 지방의 문화·예술·관광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삶의 질이 높아야 사람들이 지방에서 정착하려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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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소멸 시대 폭식 사회》는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단기적·표면적인 정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왜 ‘수도권 집중’이라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단순히 수도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결국,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방이 살아야 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해법들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현실적인 대안들이다. 수도권과 지방이 공존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이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