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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 리뷰] 가장 평범한 아픔

by scribble 2025.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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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평범한 아픔> 저자 김명희

《가장 평범한 아픔》 리뷰: 건강은 누구에게나 평등한가?

우리는 ‘건강’이 개인의 노력으로 유지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건강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깊이 연결된 문제다. 누구나 병에 걸릴 수 있지만, 그 병을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와 환경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예방의학 전문의 김명희가 쓴 《가장 평범한 아픔》은 건강 불평등과 공공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분석하며,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의사 파업, 건강보험, 산재보험, 공공병원 부족 문제 등 한국 의료 시스템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날카롭게 진단하며, 우리가 ‘건강 정치’를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 건강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책의 제목 ‘가장 평범한 아픔’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병과 건강 문제를 의미한다. 누구나 감기에 걸리고, 다치고, 만성질환을 겪는다. 하지만 이 평범한 아픔조차도 누구에게는 가볍고, 누구에게는 생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

저자는 건강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 누군가는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를 받지만, 누군가는 치료비가 없어 병을 방치한다.
  • 누군가는 좋은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지만, 누군가는 직업 특성상 제대로 된 검진조차 받기 어렵다.
  • 누군가는 깨끗한 환경에서 살지만, 누군가는 유해한 작업장에서 건강을 해친다.

이처럼 ‘건강 불평등’은 단순한 의료 문제가 아니라, 소득과 직업, 주거 환경 등 사회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2. 의사 파업과 공공의료 문제, 누구를 위한 의료 시스템인가?

저자는 한국 의료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공공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① 의사 파업과 의료 민영화 논란

  • 한국에서 의사 파업이 발생할 때마다 국민들은 ‘누구를 위한 파업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 특히 의료 민영화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의료 서비스가 돈 있는 사람들에게만 더 좋은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진다.
  • 저자는 의료진의 처우 개선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공공의료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② 공공병원의 부족

  • 한국은 OECD 국가 중 공공병원 비율이 매우 낮은 나라다.
  • 의료 서비스 대부분이 사립병원과 민간 병원에 의해 제공되며, 이는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 공공병원이 부족하면 사회적 약자들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워진다.

③ 건강보험과 산재보험의 사각지대

  • 한국의 건강보험 시스템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지만, 여전히 비급여 항목이 많아 의료비 부담이 크다.
  • 산재보험 역시 모든 노동자를 포괄하지 못해, 많은 노동자들이 직업병이나 산업재해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한다.

3. 건강 불평등, 어디서 비롯되는가?

책에서는 사회적 요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① 소득과 건강의 관계

  • 저소득층일수록 건강 상태가 더 나쁘고, 기대수명이 짧다.
  •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예방의료(정기검진, 건강관리 등)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 병이 심해진 후에야 병원을 찾게 된다.

② 직업과 건강

  • 건강은 직업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 비정규직, 일용직, 위험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산업재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 그러나 이러한 노동자들은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③ 주거 환경과 건강

  • 깨끗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은 건강할 확률이 높다.
  • 반면, 주거 환경이 열악한 사람들은 미세먼지, 곰팡이, 환기 부족 등으로 인해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 특히 사회적 약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일수록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건강 불평등이 더욱 심화된다.

4. ‘건강 정치’가 필요한 이유

저자는 ‘건강 정치’라는 개념을 강조한다. 건강 문제를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정치적·제도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① 의료 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 공공병원을 늘리고, 공공의료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 비급여 항목을 줄이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해야 한다.
  • 의료 서비스가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정책적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②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 마련

  •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 직업별 건강 격차를 줄이기 위해 산재보험을 강화하고, 직장 내 건강관리 시스템을 의무화해야 한다.
  • 주거 환경 개선과 환경 보호 정책을 통해 건강 취약 계층이 안전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③ 국민 참여를 통한 변화

  • 건강 문제는 단순한 의료 서비스 제공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사회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영역이다.
  • 건강권을 하나의 ‘사회적 권리’로 인식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5.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가?

《가장 평범한 아픔》은 우리 사회가 건강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복지국가로 나아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 건강은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권이다.
  • 하지만 현재의 의료 시스템은 돈이 많을수록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 건강 불평등은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건강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지켜야 하는 권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건강 정치’가 필요하다. 모두가 ‘온전한 건강권’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제는 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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